겨울이 되면 전기차 운전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주행거리다. 여름에는 400km를 달리던 차량이 한겨울에는 200km도 채 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온다.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“출퇴근만 해도 충전 스트레스가 두 배”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. 그렇다면 ‘주행거리 반토막’은 사실일까, 그리고 해법은 없는 걸까.
400km 달리던 전기차, 겨울엔 200km로 줄었다
서울에서 전기차를 타는 김 모 씨는 지난 겨울, 주행거리가 확 줄었다고 호소했다. 여름철에는 한 번 충전으로 400km 이상 달렸지만 겨울이 되자 200km 남짓으로 줄어든 것이다. 김 씨는 “회사까지 왕복만 해도 충전기를 두 번은 들러야 했다”고 말했다.
히터 켜니 주행거리 100km 증발

겨울철 주행거리 손실의 핵심은 배터리다. 낮은 기온에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고, 히터 사용까지 겹치면 전력 소모가 급격히 늘어난다. 한 운전자는 “히터를 켜고 50km 달렸더니 예상 주행거리가 150km나 줄었다”고 전했다.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도 “기온이 낮아지면 배터리 출력이 떨어지고, 난방 전력 소모가 손실을 키운다”고 설명했다.
노르웨이 실험, 평균 20% 감소
노르웨이 자동차연맹 실험에 따르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는 평균 20%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. 미국의 리커런트(Recurrent) 조사도 비슷하다. 1만 대 이상 차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겨울철 평균 손실은 약 30%였으며, 극한의 한파에서 최대 36%까지 줄어든 사례가 확인됐다.
열펌프 장착 차량, 손실 10% 줄였다
대안도 있다. 열펌프가 장착된 차량은 같은 조건에서도 손실 폭이 확실히 적었다. 리커런트 분석에서는 열펌프 차량이 평균 10%가량 손실을 줄였다고 나온다. 실제로 운전자 박 모 씨는 “예전 차량은 하루 두 번 충전해야 했는데 열펌프 차량으로 바꾸고 나서는 훨씬 편해졌다”고 말했다.
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‘반토막’이라는 표현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. 평균 20~30% 감소가 일반적이고, 열펌프 같은 기술적 대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. 중요한 건 정확한 데이터와 현실적인 대비책이다. 제조사와 정부가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때 소비자의 불안도 줄어들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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